OEM의 답이 ExVe이고, 유럽 규제기관의 답이 Data Act다.
ExVe란 무엇인가 — ISO 20077 기반 공식 정의
ExVe(Extended Vehicle, 확장 차량)는 ISO 20077 시리즈로 표준화된 개념이다. ISO 표준(ISO/TC22/SC31, 2015년 착수)에 따른 공식 정의는 이렇다.
"차량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확장된 개념으로, 도로 차량과 차량 외부 시스템(off-board systems), 외부 인터페이스, 차량과 외부 시스템 간의 데이터 통신으로 구성된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 ExVe는 OEM의 전적인 책임 하에 있다(The ExVe entity remains under the full responsibility of the Vehicle Manufacturer).
관련 ISO 표준: ISO 20077(ExVe 방법론), ISO 20078(ExVe 웹 서비스), ISO 20080(원격 진단 지원), ISO 23132
쉽게 말하면, 오늘날 차량은 물리적 금속 덩어리만이 아니다. 백엔드 서버, 클라우드 플랫폼, 외부 인터페이스까지 포함해 "확장된 차량"이 된다. 그리고 그 전체를 OEM이 통제한다는 것이 ExVe의 핵심이다.
차량
(ECU, 센서)
Backend
Server
Interface
(API)
서비스
사업자
ExVe가 등장한 이유 — OEM의 논리
커넥티드카가 확산되기 전에는 차량 데이터 접근이 단순했다. 정비소에서 OBD 포트에 진단기를 꽂으면 됐다. 데이터는 차량 안에 있었다.
4G/5G와 OTA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차량이 상시 연결되자 OEM은 생각했다 — "수백만 대 차량이 생성하는 데이터가 외부 사업자에게 무통제로 흘러가면 안 된다."
ExVe 구조를 도입한 OEM 측 논리에는 네 가지가 있다.
| OEM 주장 | 내용 |
|---|---|
| 보안 | 누가 어떤 데이터를 가져가는지 OEM이 통제·감사 가능. 비인가 접근 차단. R155 사이버보안 요구사항 이행에 유리. |
| 개인정보 보호 | GDPR 준수를 OEM이 일괄 관리. 데이터 처리 근거와 동의 관리를 중앙화. |
| 안전·책임 | 차량 기능과 직결된 데이터가 비인가 방식으로 외부에서 조작될 위험 차단. ISO 20077이 명시하는 이유 — "안전, 보안, 책임, 형식승인 준수". |
| 데이터 품질 |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로 데이터 일관성 보장. ISO 20078(ExVe 웹 서비스)이 표준화한 영역. |
ISO 20077 시리즈 착수 배경에 명시된 ExVe 도입 필요 이유는 "안전, 보안(데이터·개인정보·사이버), 책임, 형식승인 준수,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경쟁"이다. OEM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연결성이 안전과 보안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누가 반대하는가 — 독립 사업자들의 논리
ExVe 구조에서 OEM은 사실상 차량 데이터의 게이트키퍼가 된다. 모든 데이터는 OEM 서버를 통해야만 외부로 나갈 수 있다. 이 구조에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했다.
유럽 소비자단체 BEUC는 유럽 집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ACEA의 ExVe 모델은 경쟁 및 소비자 관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Geotab을 비롯한 플릿 테크 기업들은 ExVe를 "개방적이지 않다(not open)"며 "미래 교통 경제를 가능하게 하기에 부적합한 개념"으로 여러 연구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Data Act — 2025년 9월부터 달라진 것
이 논쟁에 유럽 규제기관이 답했다. EU Data Act(Regulation 2023/2854)가 2025년 9월 12일 완전 적용됐다.
적용 대상: 커넥티드 제품(connected products)에 해당하는 차량 — 데이터를 수집해 전자적으로 전송하는 차량
핵심 의무: OEM은 사용자 요청 시 차량 사용 데이터를 사용자 및 사용자가 지정한 제3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적용 데이터: 주행거리, 연료·전기 소비량, 진단 코드(DTC), 배터리 상태 등 운영 데이터 (집행위 가이던스 명시)
제외: 차량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서비스 / 파생·추론 데이터 / 지식재산권 보호 데이터 / 사이버보안 민감 데이터
출처: Regulation (EU) 2023/2854, 유럽 집행위원회 차량 데이터 가이던스 (2025년 9월)
ExVe와 Data Act가 충돌하는 지점
| 구분 | ExVe (OEM 접근) | Data Act (규제 접근) |
|---|---|---|
| 데이터 접근 결정권 | OEM이 결정 (계약 기반 접근 허용) | 사용자(소유자)가 결정 (권리 기반 접근) |
| 제3자 접근 방식 | OEM 서버 경유 필수, OEM과 계약 필요 | 사용자 동의 하에 직접 제공 가능 |
| 사이버보안 | OEM이 통제 — 공격 표면 축소, 비인가 접근 차단 | 공유 인터페이스 보안 요구사항 필요, 새 공격 표면 발생 가능 |
| 핵심 철학 | OEM 중심 통제 — 안전·보안·책임 관리 | 사용자 권리 중심 — 데이터 독점 방지·경쟁 촉진 |
| 현 상태 | ISO 20077/20078로 표준화. OEM들이 구현 중 | 2025년 9월 발효. OEM 준수 의무 발생 |
두 접근이 반드시 완전히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 Data Act도 사이버보안 민감 데이터는 공유 제한을 허용한다. ISO 20077 표준도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경쟁"을 명시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데이터 공유 범위, 인터페이스 표준, 비용 배분에서 OEM과 독립 사업자들의 이해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차량 사이버보안 관점에서 보면
이 논쟁에서 보안 엔지니어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ExVe가 보안 관점에서 순수하게 나쁜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OEM 서버를 단일 진입점으로 두면 공격 표면이 줄어든다. 정비업체·보험사·플릿 사업자가 각각 차량에 직접 연결한다면 공격 경로가 그만큼 늘어난다. ExVe는 "차량 → OEM 서버"만 보호하면 되는 구조다. ISO 20077이 ExVe 도입 목적으로 "사이버보안"을 명시한 이유가 여기 있다.
Data Act가 적용되면 OEM이 제3자 데이터 공유를 위한 API 인터페이스를 열어야 한다. 이 인터페이스 자체가 새로운 공격 표면이 된다. API 인증·인가, 데이터 전송 암호화, 이상 접근 탐지가 새로운 보안 요구사항이 된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Data Act 적용과 함께 R155·ISO/SAE 21434 사이버보안 요구사항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현업에서 느끼는 변화들
SDV 시대의 싸움은 차량 OS 경쟁이 아니다.
차량 데이터를 누가 통제하는가의 싸움이다.
OEM은 ExVe로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고, 유럽 규제기관은 Data Act로 그 통제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그리고 이 싸움의 결과가 앞으로의 커넥티드카 보안 아키텍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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