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가장 위험한가?"
현대 차량에는 수십~수백 개의 ECU가 있습니다.
모든 시스템에 동일한 수준의 보안을 적용하는 건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먼저 어떤 공격이 가능한지 분석하고,
어떤 위험이 실제로 치명적인지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을 TARA(Threat Analysis and Risk Assessment)라고 부릅니다.
TARA — 보안 결정의 근거를 만드는 프로세스
TARA(Threat Analysis and Risk Assessment)는 말 그대로 위협을 분석하고 위험을 평가하는 프로세스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TARA의 진짜 목적은 "무엇을 왜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Secure Boot를 적용하는 이유, 게이트웨이 필터링이 필요한 이유,
SecOC를 선택한 이유 — 모두 TARA에서 나와야 합니다.
TARA 없이 보안 기능을 구현하면 "다들 하니까 넣었다"가 됩니다. TARA가 있으면 "이 위협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이 대책을 선택했다"가 됩니다. OEM과의 협의에서도, 인증 심사에서도, 이 차이는 엄청납니다.
그리고 단순히 공격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 공격 난이도와 공격 성공 시 영향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공격은 가능하지만 극도로 어렵거나, 성공해도 피해가 미미하다면 우선순위는 내려갑니다. TARA는 이 판단을 구조적으로 하는 방법입니다.
TARA 전체 흐름 — 6단계로 이해하기
ISO/SAE 21434 기반의 TARA는 크게 6단계로 진행됩니다. 예시는 차량 OTA 업데이트를 담당하는 텔레매틱스 ECU를 대상으로 합니다.
주요 기능: OTA 패키지 수신·검증·전달, 원격 진단, 위치 정보 전송
연결 인터페이스: 셀룰러(LTE), CAN 버스, 내부 이더넷
분석 범위: TCU 자체 + TCU가 통신하는 게이트웨이 ECU까지
· 서명 검증용 공개키 (기밀성, 무결성)
· 차량 위치 데이터 (기밀성)
· 셀룰러 통신 채널 (가용성)
· CAN 버스 메시지 전달 기능 (무결성, 가용성)
TS-02: 공격자가 셀룰러망을 통해 TCU에 원격 코드를 실행한다
TS-03: 공격자가 TCU를 통해 CAN 버스에 악성 메시지를 주입한다
TS-04: 공격자가 대량 요청으로 셀룰러 통신을 마비시킨다 (DoS)
TS-05: 공격자가 위치 데이터를 탈취해 차량을 추적한다
· Financial(재정): 경제적 손실 규모
· Operational(운영): 차량·서비스 기능 장애
· Privacy(개인정보): 개인정보 유출 범위
| 시나리오 | Safety | Financial | Operational | Privacy | 최종 영향도 |
|---|---|---|---|---|---|
| TS-01 (OTA 변조) | S4 | S4 | S4 | S1 | S4 — 심각 |
| TS-03 (CAN 주입) | S4 | S3 | S4 | S1 | S4 — 심각 |
| TS-05 (위치 탈취) | S1 | S1 | S1 | S3 | S3 — 높음 |
· 전문 지식(Specialist Expertise): 필요한 기술 수준
· 대상 지식(Knowledge of Item): 시스템 내부 정보 필요 여부
· 장비(Equipment): 특수 장비 필요 여부
각 요소를 점수화해 합산 → Low / Medium / High / Very High 4단계로 결정
| 영향도 \ 공격 가능성 | Low | Medium | High | Very High |
|---|---|---|---|---|
| S4 (심각) | 높음 | 심각 | 심각 | 심각 |
| S3 (높음) | 중간 | 높음 | 심각 | 심각 |
| S2 (보통) | 낮음 | 중간 | 높음 | 높음 |
| S1 (경미) | 낮음 | 낮음 | 중간 | 중간 |
위험도가 나왔다 — 그다음은?
위험도가 결정됐다고 TARA가 끝나는 게 아닙니다. 각 위험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선택지는 네 가지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선택입니다. Secure Boot, 코드 서명, SecOC 같은 기술 대책을 적용해 공격 가능성이나 영향도를 낮춥니다. 이 결정이 보안 요구사항으로 이어집니다.
위험도가 낮거나, 대책 비용이 위험보다 훨씬 클 때 선택합니다. 단, "허용"도 근거가 문서화돼야 합니다. 이유 없는 허용은 심사에서 문제가 됩니다.
위험을 만드는 기능이나 연결 자체를 제거합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외부 인터페이스를 아예 없앤다"는 식입니다. 근본적이지만 기능 제약이 따릅니다.
보험, 계약, 사용자 동의 등으로 위험 책임을 분산합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제한적으로 쓰이며, Safety 관련 위험에는 적용이 어렵습니다.
TARA를 처음 수행할 때 자주 하는 실수들
-
자산 식별을 너무 좁게 한다 "ECU 펌웨어만 자산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통신 채널, 진단 인터페이스, 암호화 키, 사용자 데이터도 모두 자산입니다. 자산이 빠지면 그에 대한 위협도 빠집니다.
-
위협 시나리오를 너무 추상적으로 작성한다 "공격자가 시스템을 침해한다"는 위협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누가, 어떤 경로로, 무엇을 목표로 공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써야 합니다. 구체적이어야 영향도와 공격 가능성 평가도 의미가 있습니다.
-
공격 가능성을 감으로 평가한다 "이 공격은 어려울 것 같다"는 근거가 없는 평가입니다. 필요한 전문 지식, 장비, 시간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근거 없는 낮은 공격 가능성 평가는 심사에서 반드시 지적됩니다.
-
TARA를 한 번 하고 서랍에 넣는다 시스템이 변경되거나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면 TARA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처음 작성한 TARA가 양산까지 그대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CSMS 운영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
위험 허용 근거를 문서화하지 않는다 "이 위험은 낮으니 그냥 둔다"고 결정했다면 왜 낮은지, 왜 대책이 필요 없는지를 기록해야 합니다. 근거 없는 허용은 인증 심사에서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현업에서는 실제로 이렇게 경험한다
마무리
TARA는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얼마나 깊이 해야 할지, 뭘 빠뜨렸는지 계속 불안합니다. 그건 다들 겪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TARA가 아닙니다. 근거가 있는 TARA입니다. 왜 이 위협을 선택했는지, 왜 이 위험도를 매겼는지, 왜 이 대책을 골랐는지 — 그 판단의 흔적이 문서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TARA는 보안의 정답을 찾는 도구가 아닙니다.
보안 결정을 방어 가능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핵심 요약
- TARA는 "무엇을 왜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만드는 프로세스다
- 6단계: 아이템 정의 → 자산 식별 → 위협 시나리오 → 영향 평가 → 공격 가능성 → 위험도·처리 방향
- 영향 평가는 Safety·Financial·Operational·Privacy 4개 범주, 각 S1~S4
- 위험 처리는 경감·허용·회피·전가 중 선택 — 허용과 회피도 반드시 근거를 문서화해야 한다
- 자주 하는 실수: 자산 범위를 좁게 잡는 것, 위협을 추상적으로 쓰는 것, 공격 가능성을 감으로 평가하는 것
- TARA에서 나온 위협 → 보안 요구사항 → 설계 → 검증까지 추적성이 유지돼야 한다
- TARA는 일회성이 아니다 — 시스템 변경·새 취약점 발견 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차량 사이버보안 > ISO21434 실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ISO/SAE 21434는 도대체 무엇을 바꿨을까?(21434 overview) (0) | 2026.05.14 |
|---|---|
| 자동차 사이버보안은 왜 공급망 전체를 봐야 할까? (0) | 2026.05.14 |
| TARA 결과는 실제로 어떻게 Security Requirement로 연결될까? (0) | 2026.05.12 |
| ISO/SAE 21434는 왜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를 바꿨을까? (0) | 2026.05.12 |
| CSMS는 실제로 무엇을 관리할까? (0) | 2026.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