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보면 충격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가 이 대회에서 봐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다. 어디서 뚫렸는가, 그리고 왜 거기서 뚫렸는가다.
Pwn2Own Automotive란 무엇인가
Pwn2Own은 Trend Micro의 Zero Day Initiative(ZDI)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취약점 발견 대회다. 보안 연구자들이 공개되지 않은 취약점과 실제 동작하는 공격 코드를 이용해 완전히 패치된 제품을 해킹하면 상금과 함께 취약점이 공식 등록된다. 제조사는 공개 전에 패치를 개발할 시간(통상 90일)을 받는다.
자동차 분야는 2024년부터 별도 트랙으로 분리됐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 자동차가 거대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가 세 번째 대회였다.
일시: 2026년 1월 21~23일 / 장소: 일본 도쿄 Automotive World 박람회
주최: Trend Micro Zero Day Initiative (ZDI), VicOne 공동
총 참가 시도: 73건 / 발견된 제로데이: 76개 / 총 상금: $1,047,000
주요 공격 대상: IVI 시스템(Tesla, Alpine, Kenwood), EV 충전기(ChargePoint, Alpitronic, Phoenix Contact), 차량 OS(Automotive Grade Linux)
누가 얼마에 무엇을 뚫었나 — 확인된 결과
| 팀 | 상금 | 주요 공격 대상 |
|---|---|---|
| Fuzzware.io (Master of Pwn) | $215,500 | Phoenix Contact CHARX SEC-3150, ChargePoint Home Flex, Grizzl-E Smart 40A EV 충전기 |
| Team DDOS | $100,750 | IVI 시스템 다수 |
| Synacktiv | $85,000 | Tesla IVI — USB 기반 공격으로 OOB Write + 정보 유출 체인 |
| Sina Kheirkhah (Summoning Team) | $40,000 | Kenwood DNR1007XR, ChargePoint Home Flex, Alpine iLX-F511 |
| Juurin Oy | $20,000 | EV 충전기 — TOCTOU 취약점으로 화면에 Doom 설치 |
Juurin Oy 팀은 TOCTOU(Time-of-Check to Time-of-Use) 취약점을 이용해 EV 충전기 화면에 게임 Doom을 설치하는 것을 시연했다. $20,000 상금과 함께 4 Master of Pwn 포인트를 획득했다. 게임 설치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 임의 코드 실행이 가능한 취약점이 EV 충전 인프라에 존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왜 ECU가 아니라 IVI와 EV 충전기에서 뚫렸는가
결과를 보면 패턴이 있다. 브레이크·조향 ECU가 아니라 인포테인먼트(IVI)와 EV 충전기가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우연이 아니다.
IVI 시스템 내부를 보면 사실상 Linux 또는 Android 기반 컴퓨터다. 브라우저 엔진, Wi-Fi 스택, Bluetooth 스택, USB 드라이버, 앱 런타임이 모두 들어있다. 일반 IT 보안에서 알려진 공격 기법들이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자동차 전용 기술이 아니어도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EV 충전기가 주요 공격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충전기는 인터넷에 상시 연결되고, 차량과 통신하며, 결제 시스템과 연동된다. 차량 ECU보다 외부 공격에 노출된 시간이 훨씬 길다. V2G(Vehicle-to-Grid) 기능이 확산되면 충전기 취약점이 차량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로가 생긴다.
76개 취약점 — 이것이 나쁜 소식인가
의외로 꼭 그렇지는 않다. 두 가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것은 악의적인 공격자가 아니라 보안 연구자가 먼저 발견했다는 점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나쁜 결과가 나왔더라도 이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 패치할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2024년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총 200개 이상의 제로데이가 이 대회를 통해 발견됐다. 상당수가 패치됐다. 악의적인 해커가 이 취약점들을 먼저 발견해 조용히 악용하는 것보다, 공개 대회에서 발견돼 패치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훨씬 낫다.
그러나 76개는 빙산의 일각이다
3일간 76개가 발견됐다는 것은 76개만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구자들이 3일 안에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 76개라는 의미다. 현대 SDV 플랫폼은 수억 줄의 코드로 구성된다. 코드가 있는 곳에 버그가 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것으로 바뀐다.
"취약점이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취약점이 발견됐을 때 얼마나 빠르게 분석하고 패치하고 배포할 수 있는가?"
Pwn2Own이 ISO/SAE 21434와 R155에 던지는 질문
이 대회 결과를 보면 왜 R155가 차량 출시 이후의 운영 단계를 CSMS 범위에 포함시켰는지가 명확해진다.
EV 충전기가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는 것은 V2G·충전 인프라가 차량 TARA의 Item Boundary에 포함되어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충전기를 통한 차량 공격 경로(Attack Path)를 TARA에서 다루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USB 기반 Tesla 공격(Synacktiv)은 물리적 접근 위협 시나리오의 현실성도 다시 확인시킨다.
🔧 이번 대회에서 보안 엔지니어가 주목해야 할 것
76개의 제로데이는 자동차 보안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차량이 이제 클라우드·모바일·OTA·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연결된 시스템이 됐다는 증거다.
중요한 것은 취약점이 없는 차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 취약점이 발견됐을 때 빠르게 찾고, 분석하고, 패치하고, 배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그것이 R155와 CSMS가 존재하는 이유고, 21434 Clause 15가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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